금융감독원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국보험금융(한보금)에 대한 정기검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형식상 정례 점검이지만 지난해 경영실태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뒤 이어진 사실상 관리 강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과도한 리베이트와 차익거래로 논란이 컸던 여의도 ‘택스컷’ 지점이 주요 점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정기검사를 통해 택스컷 지점을 중심으로 한국보험금융의 영업 행위 전반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에 대한 내부 검토를 거쳐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리베이트 제공이나 수수료 구조상 위법 소지 여부가 집중 점검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GA는 지난해 경영실태평가에서 낮은 등급이 나와 정기검사를 진행했다”며 “앞서 국세청 조사가 이뤄진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 결과에 대한 검토를 마친 뒤 과태료 등 제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점검의 핵심은 ‘경영인정기보험’ 판매 관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인정기보험은 기업 대표나 핵심 임원이 사망할 경우 기업에 보험금을 지급해 경영 공백을 막는 상품이다. 다만 고액 수수료를 노린 GA와 법인세·증여세 절감을 노린 중소기업 오너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탈법적 판매가 확산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한보금 등 주요 GA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불거진 택스컷 지점은 올해 2월경 삼성생명 등 주요 생보사로부터 100억원대 환수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 분급 예정이던 선지급 수수료 상당액이 유보돼 있었고 해당 자금이 환수 재원으로 우선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의 여파로 보험사 자회사형 GA가 한보금 설계사 조직 인수를 검토했다가 내부 리스크 판단으로 철회한 사례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보험업계는 이번 점검을 계기로 GA의 불건전 영업 행태가 재조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검사가 GA 영업 전반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 대형 GA 관계자는 “일부 설계사가 리베이트로 실적을 과도하게 끌어올리며 시장 신뢰를 훼손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점검은 세무당국에 이어 금감원이 GA 리스크를 본격 진단하는 2차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다른 GA 관계자는 “GA업계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후에도 차익거래 등을 노린 영업이 암암리에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이번 검사 결과가 향후 GA의 불건전 영업 관행에 경각심을 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보금은 관련 사건에 대한 내부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보금 관계자는 “환수 건이 일부 있으나 건수와 금액 규모는 아직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