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연금보험이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IBK기업은행의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지원이 끊긴데다 제3보험 시장 진출까지 무산된 것이 배경이다. 연금보험 단종 보험사로서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BK연금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억원으로 전년 동기(99억원) 대비 약 47% 급감했다. 2023년 1분기 1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실적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미지=IBK연금보험]
IBK연금보험은 연금보험만을 판매하는 단종 보험사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상 연금보험 등 저축성 보험은 저마진 상품으로 분류된다.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불가능한 만큼 금리 변동성에 취약하고 자산·부채 간 만기 불일치 등 리스크 관리에도 제약이 있다.
모회사인 IBK기업은행은 연초까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검토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종합생명보험사로 전환과 제3보험 진출이라는 두 성장 전략이 모두 좌초된 셈이다. 제3보험은 고마진 상품으로 수익성 개선의 돌파구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이번 무산은 장기적인 성장 정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연초까지 카디프생명 인수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완전히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비율)을 의무 준수기준(적기시정조치 요건)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IBK연금보험에는 악재다. 지난해 말 기준 IBK연금보험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31.8%다. 업계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최저 규제 기준인 50%에 한참 못 미친다.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추가 자본 확충은 불투명하다. IBK기업은행은 이미 지난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주력상품인 연금보험을 모기업에서 지원하지 않은지도 수년째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9년 방카슈랑스 실적을 KPI(핵심성과지표)에서 제외했다. 대출과 보험을 연계해 판매하는 ‘꺾기’ 논란을 의식한 조치다. 이로 인해 은행 채널의 상당 부분이 위축됐다는 평가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방카슈랑스가 KPI에서 빠지면서 연금보험 판매에 적극성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당사 내 연금사업부가 있고 연금보험은 영업 없이도 일정 수준 판매가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IBK연금보험은 현재 다른 금융기관과의 협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13개 은행과 26개 지역 농·축협 등 총 46개 금융기관에서 자사 상품을 판매 중이다. 다만 판매 비중 등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